[기자수첩] 서러운 120만 점의 여린 숨결, 결코 잠들 수 없다
  • 서중권 기자 승인 2019.11.05 11:26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간성 교육의 요람인 ‘사랑의 일기연수원’을 강제철거지 만 3년.
 
철거당시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진 무수한 기록문화. 연수원 자리 흙더미에 파묻힌 고사리 숨결 120만 점.
 
소중한 기록문화가 쓰레기로 버려졌고, 혼이 담긴 작품과 일기장 등 어린이들의 ‘꿈’이 짓밟힌 곳, 세종시 금남면 옛 일기연수원 자리다.
 
버려진 들풀, 이마저 꺾기 위해 온갖 박해와 훼방 등 공권력의 무자비한 횡포가 멈추지 않은 이곳.
 
또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이하 인추협) 고진광 이사장이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받은 것. 고 이 사장은 병원으로 옮겨져 또 한 번 비통의 눈물을 삼켜야 했다.
 
사건은 지난달 31일 오후 8시40분경. 세종시 금남면 ‘사랑의 일기연수원’ 옛 터 철거현장. 고 이사장은 관계자와 함께 연수원 터의 희망녹색리본 파괴현장을 살펴보았다.
 
이 때 LH공사의 하청업체 직원으로 보이는 건장한 청년 3명이 다가와 다짜고짜 집단폭행을 가했다.
 
이에 앞서 ‘사랑의 일기연수원’의 복구염원을 담은 리본들과 태극기가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훼손되고 파기됐던 것. 파기된 이 리본은 연수원 터에 나뒹굴고, 일부는 사라졌다.
 
사고 당일 고 이사장 일행은 파기된 리본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있었던 것.
 
인추협 측은 “지난달 30일 ‘사랑의 일기연수원’의 복구염원을 담은 리본들과 태극기가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대거 파기됐다. 이어 31일엔 고 이사장에 대한 피습까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범행은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고 이사장과 함께 있던 관계자가 폭행 장면을 촬영하고 경찰에 신고, 긴급 출동한 경찰이 폭행한 이들을 임의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추협은 이번 사건이 LH의 강제철거와 관련해 국회차원의 진상조사 움직임을 우려하는 경계로 보고 있다. 더구나 연수원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녹색리본달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보복 조치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번 폭행사건이 있기 전 지난달 26일 바른미래당 김중로 국회의원과 비서관, 당직자들이 연수원 철거현장을 방문,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추진키로 약속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일기연수원 옛 터를 전격 방문한 김 의원은 “어린이들의 꿈을 짓밟아버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분노했다. 김 의원은 불법 철거와 120만 어린이들의 일기장 매몰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추진 등을 약속했다.
 
사랑의 일기연수원 재 건립을 바라는 3만여 개의 희망 녹색리본마저 또 짓밟혔다.
 
병상에 누운 고 이사장은 “컨테이너 생활 3년의 고통,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희망, 사람들 도움의 손길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눈물지었다.
 
비바람 맞으며 온갖 풍상을 버텨온 들풀, 120만 점의 여린 숨결이 편히 쉴 수 있는 둥지는 언제일까.
 
서중권 세종본부장 0133@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