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 기고] 인재(人災)는 이제 그만!
  • SR타임스 승인 2020.05.04 18:12:26
▲ⓒ이성수(소설가)

 

             

-이천 물류창고 화재 38명 목숨잃어... 12년전 냉동창고 화재로 40명 희생 '반복'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정책제안 시행됐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것

-대형참사때마다 대책은 산더미... 난연재 등 법제화는 자본의 논리에 번번이 무산

-안전을 위한 일엔 양보와 타협 절대 안돼... 실천가능한 것 부터 당장 시행을

 


사람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동물? 아니다. 합당한 질문이 못된다. 사람답게 사느냐 못사느냐로 묻고 답해야 옳다. 그렇다면 사람이 일하는 까닭이 뭘까? 살기위해서 일까, 아니면 살기 때문일까. 이 또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질문이다. 하지만 결단코 고생하려고 일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지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며 건강하게 살려고 일을 한다. 

 

며칠 전, 이천의 물류창고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우레탄폼 작업 중에 발생한 유증기의 폭발로 무려 38명이나 희생되었다. 몇년 전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대표 고진광)의 정책제안이 있었다. 그 제안이 시행되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르는 희생이었다. 또 12년전에는 판박이처럼 빼닮은 참사가 일어났었다. 국민 모두가 기억하는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건이다. 당시에도 우레탄폼 유증기가 폭발하여 40명이 아까운 생명을 잃었다. 

 

당시, 여러 가지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 하나가 건물 내장재의 난연재 사용 의무화 추진이었다. 법제화를 통해 간단하게 실행할 수 있는 대책이었다. 하지만 입법과정에서 건물 전체 내장재에 대한 난연 소재사용 의무화가 무산되었다. 단열재 등 내부벽체를 가연성 높은 소재를 사용토록 허용하고 말았다. 어처구니가 없는 결정이었다.

 

자본의 논리에 밀려 생명이 헌신짝 취급을 받은 것이다. 그 결과, 또다시 대형 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얼토당토않은 결정이 참사를 일으킨 것이나 마찬가지다. 희생자들은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이다. 억만금하고도 바꿀 수 없는 유일무이한 생명이다. 따지고 보면, 귀중한 생명이 누군가의 탐욕으로 희생당한 꼴이다. 선진국 대열의 나라에서 반복되는 참사라서 놀랍고 또 놀랍다. 

 

자본의 탐욕은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 탐욕의 논리는 유 불리만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여러 문제를 만들어 낸다. 심지어 참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번 이천 물류창고의 화재도 그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비극으로 여겨진다. 반드시 적절한 통제와 관리가 필요하다. 양심이나 도덕에 맡겨서는 안 된다. 법제도를 만들어 감시하고 제어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비극으로 발전할 수가 있다. 

 

이런 대형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관련 전문가들이 총동원 된다. 많은 원인이 분석되어 나오고 대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전문가가 만들어낸 용역보고서가 산더미처럼 쌓인다. 항간에는 지금까지 만들어낸 보고서만으로도, 안전한 나라가 되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이를테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탁상 놀음이 반복된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다. 하지만 안전은 고도의 학문적 성과만으로 구현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대책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물론 사고의 원인을 알아내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있다. 실현 가능한 대책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다. 생명을 존중하고 아끼는 일이다. 안전에 관한한 보다 투명한 행정을 펼쳐서 이해타산과 탐욕이 끼어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비록 정책 완성도가 미흡하더라도 실행하며 고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의 안전을 위하는 일에는 양보와 타협이 있을 수 없다. 경중의 구분도 필요하지 않다. 우선순위도 없다. 당장이라도 실천 가능한 것부터 원칙대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기에 엉성하더라도 실행부터 해야 한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올해 1월29일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코로나19감염예방 챌린지’ 발대식을 갖고 SNS를 통한 감염예방 운동에 나섰다. 보잘 것 없게 생각될 수도 있는 울림이었다. 그 작은 실행은 각계각층의 감염예방 운동으로 번져 나갔다. 그리고 방역의료진 감사운동으로 발전하여 코로나19 방역예방에 일조하고 있다. 

 

안전한 나라를 위해서 거대한 담론이나 고도의 학문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위의 챌린지 운동의 예처럼,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전한 나라를 위해 ‘사랑의 안전일기’ 운동을 펼치는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성명서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그 어떤 가치보다도 우선이다. 이 정부가 내걸고 있는 정책목표이기도하다. 촘촘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실행 가능한 것은 즉시 시행해야 한다.<이성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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