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대표가 지난해 12월 7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에서 대통령 후보들에게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 제안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제공: 인추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대표
“정부 대책 1년 지났지만 수치 보면 효과 無”
“입법청원 53만 명 서명… 운동 계속할 것”

[천지일보=장수경·이솜 기자] “학교폭력 문제는 저절로,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제도와 법이 뒷받침돼 단 한 명의 학생도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고진광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연설한 그 자리를 다시 찾아 이처럼 외쳤다.

대선은 끝났으나 고 대표는 ‘왕따행위 등 방지 특별 조치법(왕따방지법)’ 입법청원운동을 위해 여전히 외치고 있었다.

지난 10일, 설날이지만 제사만 간단히 드린 후 왕따방지법 청원운동을 위해 서울에 왔다는 고 대표를 만났다.

대구의 한 중학생과 대전의 여고생, 광주의 중학생이 학교폭력과 집단괴롭힘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지난 한 해 동안 교육계를 넘어 사회 전체를 흔들어놨다.

이에 지난해 2월 6일, 정부는 학교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시행했지만 고 대표는 여전히 학교폭력과 왕따 근절에는 접근을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 1년간 다양한 형태의 사건과 처방이 이루어지면서 학교폭력 현황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학교폭력 신고건수가 지난해 하루 평균 218건에 검거된 학생 수만 2만 3877명이다. 수치만으로도 우리의 학교현실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세울 무렵, 인추협은 ‘왕따방지 등 특별법’ 입법청원을 위한 전국민물결 운동을 지난해 1월부터 시행했다.

이 같은 국민운동은 인추협 권성 이사장의 의견으로부터 시작했다. 신년하례회를 준비하려던 중 권 이사장이 “학교폭력·왕따 근절을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법 제정이다. 이를 위해 관련법 입법청원을 위한 신년하례회를 서울역에서 진행하자”고 제안했던 것.

서울역에서 대국민 선언대회를 진행한 후 8월엔 학교폭력예방 국민토론회가 이어졌으며 10월부터 12월까지는 전국 10개 시·도를 순회하며 100만인 서명이 전개됐다.

대선 열기로 전국이 달아오를 때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민주당 문재인 전 후보가 유세하고 난 자리에 고 대표는 마이크를 들고 입법청원과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3~4월 건강악화로 함께하지 못했던 것을 제외하면 1년을 왕따방지법 입법청원에만 매달린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53만여 명의 서명을 받은 왕따방지법의 주요 내용은 무엇일까.

고 대표는 먼저 ‘맹모휴가’ 제도의 도입을 설명했다. 취학자녀를 둔 취업학부모에게 월 1일의 유급 ‘의무휴가’를 주고 적절한 형태로 학교의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표현상 맹모이지 부모를 뜻하는 것”이라며 “의무휴가를 받은 부모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학교에서 강의를 할 수도 있으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녀의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관련자를 소환해 책임과 교정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특별재판부(가칭 학사부)를 기존의 가정법원에 있는 소년부와 별개로 설치하자는 것도 포함됐다.

이 밖에도 ▲직무유기 교장과 교사 자격박탈 및 징계 ▲학생관리는 교육과학부와 교육청이 아닌 일선 교사와 교장이 할 것 ▲교사 체벌 면책특권 ▲특별 재판과 교정 비용을 가해학생 부모가 부담하는 것 등이 있다.

그러나 새롭게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서조차 왕따와 학교폭력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 없자 지난 8일에는 이러한 내용과 53만 명의 서명서 등 그동안의 활동을 결산해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달했다.

“무능한 교육행정가와 사명감 없는 교사, 그리고 근시안적인 학부모가 공동으로 빚어낸 이러한 사태는 법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나게끔 했습니다. 우리 미래의 주역들이 더 이상 친구끼리의 폭력과 왕따로 상처받는 세상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인추협 역시 100만, 1000만인의 서명을 받아서라도 꼭 입법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