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일기 연수원 지켜주세요"

각계에서 연수원 폐원 막아 달라 호소, 자발적 온라인 서명 나서기도

승인 2016.09.06 15:32:59

곽우석 기자 | sjsori090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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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사랑의일기 연수원'을 찾은 김도훈, 민현숙 부부 가족이 연수원을 지켜달라며 종이에 문구를 적었다.

"사랑의일기 연수원이 존폐 위기에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곳은 아이들의 생각과 추억이 있는 곳입니다. 세종시의 상업적 발전도 좋지만 인성교육의 장인 이곳을 보존해 행복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발전시키는 것은 어떨까요. 행복한 일기들이 가득한 일기박물관으로 말이에요."

폐쇄 위기에 처한 '사랑의일기 연수원'을 안타까워하며 선처를 바라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지난 4일 세종시 금남면에 위치한 연수원을 찾은 김도훈·민현숙(42, 38·대전) 부부는 방문기에 이 같이 적고 "사랑의일기 연수원을 지켜주세요"라는 문구를 활짝 들어 올렸다. 두 딸인 은경, 송현이 그리고 조카 지원이도 딱딱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모처럼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며 행복해 했다.

연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대표 고진광)는 이날 초등학생 가족 30여명을 초청해 사랑의일기 주말학교를 열었다. 참가자들 모두 동심으로 돌아갔다.

민현숙씨는 "어린 시절 기름걸레로 닦던 초등학교의 마룻바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연수원이 언제 허물어질지 모른다는 소식에 가슴이 먹먹해 온다. 더욱 많은 이들에게 이곳을 알려야 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폐교된 옛 금석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선 연수원은 역대 위인들부터 어린이들까지 120만여 명의 일기가 소장되어 있는 '일기박물관'이자 '인성교육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연수원 내 '세종시민기록관'에는 신행정수도 건설사업 위헌 판결과 함께 수정안 파동을 겪은 세종시 원안사수의 생생한 현장이 담겨 있어 역사적 가치도 크다.

인추협은 지난 1991년부터 일기를 통한 인성교육의 확산을 시도하며 '사랑의일기 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반성하는 어린이는 비뚤어지지 않는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일기쓰기'를 통해 가족 공동체,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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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열린 여름방학 캠프에서 사랑의일기 연수원 폐원 소식에 안타까움을 느낀 중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의일기 연수원을 지켜주세요' 라는 문구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 일대가 행복도시 건설로 국가에 수용되어 개발이 진행되면서 연수원(4-2생활권 개발 예정)은 자연히 폐쇄 위기를 맞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여름방학 캠프에서는 안타까움을 느낀 중학생들이 자발적인 온라인 서명 사이트를 만들어 SNS 설문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의일기 연수원을 지켜주세요' 라는 문구도 그리는 등 연수원을 보존해 달라며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행복도시 건설사업에 맞서 연수원을 지키기란 벅찬 상황. 연수원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따가운 시선도 공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인추협 고진광 대표는 "행복도시 개발 과정에서 LH 공사가 연수원을 10여년간 방치해 일방적으로 보상 협상을 단절시켰다"면서 "순수한 민간단체로서 공익사업을 벌여온 민간단체에게 막대한 운영상의 피해를 입힌 것은 물론, 최근에는 스스로 방치해 놓은 기간 동안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4억 5천여만원에 이르는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을 하는 등 소송만능주의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추협은 현재 각계 기관에 진정서를 보내며 연수원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3.jpg      4일 '사랑의일기 연수원'을 찾은 김도훈, 민현숙 부부 가족이 연수원에 소장된 일기들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