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인성교육의 산실 ‘사랑의일기연수원’ 사라질 위기

LH,“토지수용위원회, 수용절차에 따라 수용 통보”

연수원, “이의신청 제기…행정소송 들어갈 것”반발

데스크승인 [ 13면 ] 2016.08.22 서중권 기자 | 0133@ggilbo.com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의일기 연수원을 지켜주세요.”

지난 17일 오전 사랑의일기 연수원 여름캠프에 참여한 도담중 류지후, 조무현(3) 학생 등 10여 명의 눈망울이 예사롭지 않다. 어린나이지만 신념에 가득 찬 표정이 역력했다.

이들 학생은 박 대통령에게 준비해온 메시지로 문구를 그리며 ‘사랑의 일기 연수원’을 지켜달라는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온라인 서명 사이트를 만들고 SNS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사랑의 일기 연수원 지키기에 들어갔다.

◆ 인성교육의 산실 곧 수용위기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대표 고진광 이하 인추협) 사랑의 일기 연수원은 여름방학을 맞아 지난 1일부터 사랑의 일기 학교를 개설했다.

세종시 금남면 금병로 670에 자리 잡은 이 연수원은 해마다 여름학교를 개설했고, 올해의 경우 초·중등학생과 가족 등 연인원 4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사랑의 일기 출신 고준일 세종시의회 의장이 강사로 나서 ‘일기쓰기와 나의 성장’이라는 주제로 어린이들 앞에 서 눈길을 끌었다.

전국 광역시의회 최연소 의장으로 선출된 고 의장은 초등학교 4학년 사랑의 일기 공모에 수상자가 됐다. 이 일기는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랑의 일기 연수원에 비치돼 있어 화제가 됐다.

이같이 세종시 인성교육의 산실로 운영돼 온 사랑의 일기 연수원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주도로 곧 수용될 위기에 처해 있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최근 사랑의 일기 연수원에 대해 토지수용절차에 따라 수용의사를 통보했다. 반면 연수원 측은 이에 반발해 오는 24일까지 이의신청을 제출해 행정소송을 벌일 계획이다.

사랑의 일기 연수원 일대는 2004년 신행정수도로 지정되고 2005년부터 수용되기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세종신도시‘원안’과‘수정안’등 생존권 싸움의 현장으로 변했다.

논의 끝에 결국 연수원은 어린이 인성교육을 위한 연수를 위해 당시 연기군 차원에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유치한 교육시설로 존재해 왔다.

◆ 어린학생들 온라인 서명 지키기 나서

LH의 수용절차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번 여름학교에 참석한 학부모들과 어린이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아쉬움을 참지 못하고 있다.

류지호·조무현 학생은 “역사를 없애는 나라가 어디 있나요.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의일기 연수원을 지켜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지난 2003년 폐교된 옛 금석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선 사랑의 일기 연수원은 역대 위인들의 일기부터 어린이들의 일기까지 소장돼 있는 일기박물관이다.

특히 이 연수원에는 세종시민들의 투쟁의 역사가 고스란히 기록돼 있는 투쟁기록관’도 있다. ‘2016 세종민속문화의 해 행사에 14개 품목이 출품되는 등 역사의 기록관으로 불려왔다.

13년여 동안 어린이 인성교육의 산실로 ‘일기박물관’ ‘역사박물관’ ‘투쟁기록관’ 등으로 이어온 사렁의 일기 연수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