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인추협 국군포로 수기서 밝혀진 참혹한 삶"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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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2-06-25 09: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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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추협 국군포로 수기서 밝혀진 참혹한 삶 “군대도 못 가고 입당도 못해 개 같은 신세” [천지일보=이솜 기자] “김옥분(가명)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국군포로라 해서 아이들의 뒷손가락을 받았다. 당시 김옥분은 51살이었는데 얼굴이 족히 60살은 돼 보였다. 겨울이었지만 동복도 걸치지 못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국군포로라는 죄 아닌 죄로 시집을 갈 수도 없었다. 또 국군포로 가족들은 3대를 넘어가도 영향을 받고 있으며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계속 감시를 받으면서 살고 있다….” 지난 22일 (사)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공개한 ‘국군포로 수기’ 중 ‘그 여(女)의 아버지도 국군포로였다’의 한 부분이다. 공개된 수기에 따르면 국군포로뿐 아니라 그 2~3세까지 참혹한 삶이 대물림되고 있었다. 이들은 북한 사회 내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경제적 수준까지 ‘최하층’이었다. 북한에서 국군포로는 일종의 ‘낙인’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광산 등에 깊이 들어가 살면서 자신이 국군포로 또는 그 가족임을 숨기며 산다. 또 국군포로나 그 혈육의 남성들은 입대할 자격을 상실한다. 북한에서의 소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통로가 군대인 점을 볼 때 국군포로와 그 가족에게는 이마저도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여성들도 물론 시집가기가 힘들다. 설사 가더라도 모든 행동에 제한·감시가 되는 생활 때문에 남편과의 불화는 커질 수밖에 없다. 국군포로의 딸을 만나고 그들의 현실을 수기로 옮긴 한 탈북자는 “이 여(女)는 시집와서도 가정적으로 많은 설움을 당하고 살았다”며 “남편은 술 마시고는 항상 장인 때문에 (자신이) 발전 못한다며 투정질했고 아들 영남(가명)도 말이 아니었다. 외할아버지 때문에 대학 공부도 할 수 없고 입당도 할 수 없으니 개 같은 신세라며 엄마에게 행패를 부리고 살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 등의 이유로 탈북을 시도하는 것도 쉽지 않다. 탈북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우엔 원래 있었던 ‘낙인’에 ‘배신자’라는 꼬리표까지 붙어 잡혀 들어가 심한 고문까지 당하게 된다. 탈북을 하려다 걸린 국군포로와 함경북도 온성군 온성국가안전보위부 수용소에서 함께 지냈던 한 탈북자는 “국군포로인 할머니는 고문을 당하기 싫어 ‘나는 그 썩어 빠진 남조선에 가자고 한 적이 절대 없었다’고 말했다”며 “진실을 말하면 죽어야만 했지만 할머니는 꿈속에서나 생시에서나 흐느껴 울며 고향을 그리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비록 북한에서 사람답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국군포로들이지만 이들이 고향에 가고자 하는 열망은 크다. 산속 움막에서 홀로 살며 국군포로라는 이유로 가족들에게까지 버림을 받았다는 윤길형(가명) 씨는 “고향에 가는 것이 일생 최대의 소원”이라며 “고향이 그립고 잊을 수가 없어 손녀이름도 금산이라고 지었다. 고향에 가기 전에는 죽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북한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500여 명의 국군 포로는 대부분 80세 이상의 고령자이다. 그간 60여 명의 국군포로가 현지 브로커 등을 통해 탈북에 성공했지만 공식적으로 송환된 사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