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세종시 향우회연합회 고진광 회장 인터뷰

“충청향우회 중앙회와 연계, 세종시 발전의 견인차 역할 할 것”

신광철 기자(ygnews@empal.com)  

 

▲세종시 향우회연합회장으로 피선됐다. 연합회 결성은 이번이 처음인 걸로 아는데 구성은 어떻게 되고 연합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재경연기군향우회를 결성해 회장으로 18년간 활동했고, 최근 한 4~5년은 명예회장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세종시 재경회장에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이, 재인천 이종만 회장, 재부산 김동일회장, 재경기 김의수 회장, 재대전에 김성환 회장이 전국 6개 권역을 맡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와 같은 6개 권역을 아우르는 세종시향우회의 초대 연합회장에 선출된 것이다. 연합회장은 향우회장 출신자 중에서 추대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고, 서울에서 먼저 선두를 하자고 제안돼 자연스럽게 제가 초대 연합회장으로 추대된 것 같다.

세종시가 출범하기 전 연기군 향우회는 충청남도 한 군의 향우회였다면, 연합회가 결성된 만큼 세종특별자치시 위상에 걸맞은 향우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세종시가 커지면 커질수록 충청향우회 중앙회 등과의 연계문제 등 출향인사들의 활동 역시 다양한 방면에서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세종매일의 전신인 연기민보(1996년 2월자)를 보이며 과거를 회상하고 있다.


▲고 회장의 재경연기군 향우회장으로 18년 동안의 활동상황을 1996년 2월의 연기민보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감회가 새로운데 연기군향우회장으로 활동업적에 대해 얘기해 달라.

당시 연기군향우회가 없었다.

젊은 나이로 타지에서 생활하다보니 다른 지역은  다 있는 향우회가 연기군 만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어렵게 출향인사들을 찾고 모임을 주도하면서 고향의 대소사를 챙기는 활동을 먼저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월산공단 기업 유치 활동과 우리지역 특산물인 복숭아를 서울에 정기적으로 직거래장터를 마련, 홍보를 했던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

홍보 차 복사꽃아가씨들이 서울에 올라오면 숙박제공 등의 역할을 향우회에서 했다.

당시 현대백화점에서 열린 복숭아 판매 개막식에는 김경문 문화부차관과 권문용 강남구청장이 격려방문을 했고, 연기군에서는 홍순규 군수와 황순덕 군의장 등을 비롯한 고향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홍보행사를 갖기도 했다.

또한 지금은 사라진 일이지만 연기군 학생이 수능시험을 보러 서울에 올라오면 꼭 하룻밤씩 출세한 고향선배 댁에서 숙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고복저수지 입구와 서면, 금남면, 남면 일대 등에 벚나무 길을 조성했던 것들이 나름 보람이었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벚꽃길이 잊혀져 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당시의 출향인사들은 고향발전을 위해선 무엇이든 함께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 같다.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2000년대 초 이런 활동에 대한 공로로 출향인사인 저에게 ‘연기군민대상’을 수여해 감복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난 달 27일 가칭 ‘세종시민기록관’을 개관했다. 추진하게 된 경위와 취지에 대해 말해 달라.

처음에는 ‘투쟁기록관’이라는 이름으로 개념을 잡았었다. 세종시는 원주민들이 조상대대로 살아오면서 농사를 지며 생업을 잇던 땅과 평생 살아갈 집을 내놓아 건설된 도시다.

주민이 원했던 것이 아닌 정권차원의 필요에 의해 결정이 됐고, 또한 주민과는 논의 한마디 없이 원안과 수정안 논란을 부추겼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말이다. 이 혼란의 과정에서 원주민들의 피눈물로 쟁취한 투쟁의 산물이 바로 세종시다.

그런데 2013년, 세종시 출범 1주년 기념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산업사회를 이룩하면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고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되었지만, 그에 상응하는 상실감을 갖고도 있다.

전통적인 공동체 문화를 잃어버려 정신적으로는 매우 공허한 상태다.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게 그 반증이다.

이런 병폐가 우리 세종시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세종시는 많은 분들이 생업을 포기하면서 까지 사수투쟁을 벌여 얻어낸 결과물이다.

이 과정에서 당시 이기봉 군수와 임상전 의원 등 당시 투쟁에 앞장섰던 군의원들이 동면 명왕리 주민이 뿌린 인분을 맞기도 하고, 순박한 시골 농부가 전경버스에 올라타 시위를 하는 등 격렬한 투쟁의 과정이 있었다.

과거를 잃어버린 민족은 희망이 없다고 했다. 역사는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도 있다. 과거에 발목 잡히자는 것도 아니고,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마침 내가 NGO 활동을 하면서 2003년 금남면 석교리 폐교된 금석초등학교에 세계 최초의 일기박물관을 열고, 어려서부터 일기를 쓰며 인성을 기르고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게 하자는 취지에서 ‘사랑의 일기쓰기 운동’을 25년째 펼치고 있다.

이 연수원이 세종시에 위치한 만큼, 명사들이나 아이들의 일기만이 아닌 세종시의 기록도 함께하자는 취지에서 ‘세종시민기록관’을 설치하게 됐다.

▲기록관에는 어떤 것들이 기록됐나.

어떤 역사든 사람들이 써 내려간 것이다. 세종시 투쟁기록은 그 투쟁에 참가한 지역주민들의 기록이다. 기록하지 않으면 희미한 기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진한 기억보다 흐린 연필이 오래간다고 한다. 투쟁의 현장에 있었던 인물들의 이름만이라도 기록해 둬야 하지 않겠냐는 뜻에서 추진됐다.

그 이름들을 찾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기념이 될 만한 것들을 찾게 되었다. 우선, 원안사수를 위해 240개 리 단위로 서명을 받은 분들의 서명지 원본이 확보됐고, 예정지와 잔여지 통합추진을 위한 건의서에 51,928명이 서명한 서명지 원본, 그리고 세종특별자치시 독립선거구 설치 촉구 서명부를 찾았다.

연기군민 13,800명, 충북 청원군 부용면 1,431명의 서명지도 확보했다. 연기군민이 85,000명일 때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가름이 간다. 그 외 인명록뿐 아니라 투쟁과정에서 생산된 갖가지 기록들과 물품들도 함께 전시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에 투쟁현장을 방문했던 사진과 정운찬 총리가 방문했던 당시의 살벌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사진, 그리고 투쟁의 현장에 계셨던 분들 중에는 이미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다시 한 번 기록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개인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앞으로 기록관의 비전은 무엇인가.

단기적인 비전은 확보된 인명부를 중심으로 기록관에 봉헌할 수 있는 수락서를 받아 최대한 많은 분들을 봉헌하는 것이다.

이미 천여 명의 수락서를 받은 상태구요, 사진이나 기록에서 확실하게 증명된 군수나 군의원, 마을단위 이장과 부녀회장 등 여러분이 동참해 줬다. 그리고 이 분들의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인명록과 생전의 육성을 담아 영상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1만 명의 이름만 기록한다 해도 우선 공간이 부족하다. 격에 맞는 설치를 하는 것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예산이 천차만별이 될 것이다.

문제는 예산인데 현재 교실 한 칸 정도 크기의 기록관은 뜻있는 분들의 후원으로 꾸려질 수 있었지만, 더욱 의미있는 작업들이 수반되려면 충분한 예산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장기적으로 ‘세종시민기록관’은 시차원에서, 혹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록관을 관리하는 게 맞다.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기록관에 기록된 역사처럼 원주민들의 피와 눈물로 일군 세종시는 원주민들에게 역사적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

조례를 바꿔서라도 원주민들이 먹고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줘야한다.

단적인 예로, 지금 세종시 건립과정이나 민자개발단지에 일부라도 원주민이 우선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던지, 국가적인 기반이 조성 사업에 지역사업자를 배려한다던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농사짓던 원주민들이 세종시 건설에 땅을 내놓았는데, 경제활동기반을 통째로 내놓은 것과 같은데, 큰 틀에서 원주민에게 수익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은 인지상정이라 본다.

서울 등 광역단위에서 개발되는 민자 역사에 입점하는 기업들의 경우 다른 기업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게 된다. 이런 배려를 세종시 원주민에게 해주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선거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6·4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낸 시장과 교육감 후보들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

최근 출사표를 낸 후보들의 출판기념회가 연이어 개최되고 있어 저도 책을 사기도 하고, 행사장에 참가도 했다.

새누리당 후보로 출사표를 낸 분들은 기싸움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어느 분이 공천을 받게 될지 기대된다. 곧 민주당 후보의 출판기념회도 예정돼 있어서 기대되는 바가 없지 않다.

다만, 우리나라는 정당정치를 표방하고 있고, 진보당도 있고, 신당 창당 소문도 있기도 하지만, 현재는 양당구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인물보다는 당을 보고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고 나서 꼭 후회하는 분들이 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세종시는 특수한 구조와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별자치시지만 아직도 전통적 정서가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고, 예정지 중심으로 개발을 하는 건설청이 상존하는 상태에서 세종시 전체의 균형발전을 고민해야하는 세종시청과의 역할이 아직 분명하지 않은 상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믿고 따를 수 있는 안정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번 선거가 종잡을 수 없이 혼탁해질 우려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부작용은 분명 경계해야하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교육감 후보들은 시장 선출과는 또 다른 양상인 것 같다. 구체적인 후보군들이 나오면 그 때 판단하겠지만 오랜 기간 동안 NGO활동을 통해 교육운동을 해온 사람으로서 세종시 교육감 선출에 막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른 지역은 학생이 없어 학교통폐합이 이뤄지고 있지만 세종시에는 앞으로 많은 학교가 개교할 예정이다.

새로 유입되는 인구가 정착해서 세종시가 제2의 고향으로 인식될 때까지 자녀교육에 예민하지 않을 수 없다.
사교육시장이 발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학업성취도를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고, 후발 도시인만큼 차별화된 인성교육이 어떻게 실현될 것인지도 관건이 될 것이다.

잘 만하면 공교육이 살아나 제 역할을 하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무엇보다 세종시는 도시와 농촌의 모습을 모두 갖추고 있어 인성교육이 강점인 교육환경 조성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인성교육 부분에 뚜렷한 비전을 가진 분이 교육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