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애도하며-고진광 인추협 이사장, ‘사랑의 일기’와 조 회장 사연 소개
논객닷컴 | 승인 2019.04.09 15:18

[논객닷컴 특별기고=고진광 인추협 이사장]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오랫동안 남모르게 ‘어린이 사랑’을 실천해오셨다.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다.

고진광 이사장

IMF 금융위기 때다. 한진그룹도 어려웠던 때 조양호 회장은 1997년 한국에 초청된 중국 용정의 신안소학교 예술단에게 항공권 100장을 흔쾌히 지원해줬다. 당시 예술단을 초청해 ‘올 때는 3박4일간 배와 기차로 이동하고 갈 때는 한국 측에서 비행기 등의 비용’을 대기로 했었다. 그런데 우리 측이 약속을 지키지 못할 사정이 생겼고, 이를 알게 된 조양호 회장이 전원에게 항공권을 지원했던 것이다.

이것이 계기가 돼 이후에도 매년 항공권 100장씩을 인추협에 지원해 ‘사랑의 일기’잔치에 전 세계 어린이들을 초청할 수 있게 해줬다. 아무런 대가없이 ‘사랑의 일기’를 통해 ‘어린이 사랑’ ‘나라사랑’을 실천했던 것이다.

이는 1991년부터 5년간 제주도지역 ‘사랑의 일기’ 수상어린이(40명)에게 항공권을 지원, 사랑의 일기 잔치에 참석케 하고 서울구경까지 시켜줬던 선친(창업주 故 조중훈 회장)의 유지를 이어간 것이기도 하다. 조중훈 회장이 돌아가셨을 때 초중생 50여명을 이끌고 조문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한진그룹은 특히 2000년 1만5천명이 참가해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사랑의 일기 큰잔치’에는 세계 200여명 아이들과 지도교사에게 항공권을 제공했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사랑의 일기’ 제작에 3억원을 지원,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료로 배포토록 하는 등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 키우기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한/영판 일기장 10만권을 제작해서 재미동포 자녀 및 해외학교에 나누어 주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진그룹 성원에 감사해 본인과 ‘사랑의 일기’ 가족들도 미력하나마 나서기도 했다.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 때 제주도 ‘사랑의 일기’수상 어린이들이 조양호 회장에게 성금(항공권 비용)과 위문편지를 보내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으며 태풍 수해로 대한항공 본사(김포공항) 지하에 물이 차 기관시설이 마비되다시피했을 때 인추협과 ‘사랑의 일기’ 가족들이 119와 함께 수해복구 작업을 성공리에 마치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사랑의 일기’와 이렇게 끈끈한 정을 유지해와 올해부터는 사랑의 일기운동을 한단계 승화시켜 범국민운동으로 막 펼치기로 하던 차였다.

조양호 회장이 급작스런 별세는 충격적이고,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기업인으로서 조양호 회장의 아이들 사랑은 지대했다. 일기장이나 항공권을 지원할 때도 홍보나 광고얘기를 일체 하지 않아 ‘사랑의 일기’운동을 추진한 본인으로선 몸둘 바를 몰랐다. 소리 소문없이 아이들 사랑을 실천한 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비록 가족문제로 사회적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사랑의 일기’를 통해 우리사회에 기여한 공헌과 우리의 항공을 ‘조국의 날개’로 성장시킨 공로가 결코 평가절하돼서는 안될 것이다.

조 회장은 땅콩회항 사건으로 불거진 검찰수사 등 일련의 사태 때문에 최근까지도 매우 고통스러워 하셨다. 지병인 폐질환으로 타계했지만 얼마전 있었던 대한항공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반대로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한뒤 충격과 스트레스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작년 4월 조 회장 차녀의 '물컵 갑질' 사건이 터진 이후 조 회장과 그의 가족은 범정부 차원의 사정(司正) 총공격을 받았다. 검찰·경찰은 물론, 관세청·공정위·교육부·고용부·복지부 등 11개 기관에서 25건의 조사를 받았다. '물컵' 사건과 관련도 없는 별건(別件) 조사로 확대돼 밀수, 가정부 불법고용 같은 온갖 사안으로 망신을 주었다. 18차례에 걸쳐 한진그룹 계열사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조 회장 일가는 모두 14번 검찰·경찰·법무부 등의 포토라인에 서야 했다”(조선일보 사설)

사설에서도 적시했듯 적폐청산이란 이유로 더 이상 먼지털이식 수사가 지속돼서는 곤란하다. 한진그룹이 조양호 회장 별세의 충격을 딛고 하루빨리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어린이 사랑’ 역시 지속되기를 기원해 마지 않는다.

4월 9일/고진광 사단법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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