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세종병원화재] ‘안전한 나라’ 공약한 文 정부, 재난·재해 왜 끝없나?
김빛이나 기자 (kshine09@newscj.com) 
[천지일보 경남=송해인 기자] 26일 오전 7시 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33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세종병원 응급실 내부를 점검하는 소방관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6
[천지일보 경남=송해인 기자] 26일 오전 7시 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37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세종병원 응급실 내부를 점검하는 소방관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6

제천 화재 이어 대형 참사 발생
화재로 41명 사망, 70여명 부상
전문가 “‘안전 적폐’ 쌓여 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포항지진, 제천화재, 영흥도 낚싯배 사고, 종로 화재 등에 이어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까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계속되는 재난·재해로 인해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전 정부에서부터 누적돼왔던 ‘안전 적폐’가 연달아 터지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도 구체적으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새해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말뿐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오후 2시 30분 현재까지 사망자는 총 41명이다. 사진은 화재 당시 사용됐던 인명구조대(미끄럼틀 형식의 구조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6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오후 2시 30분 현재까지 사망자는 총 37명이다. 사진은 화재 당시 사용됐던 인명구조대(미끄럼틀 형식의 구조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6

◆“대한민국은 ‘안전 적폐’ 쌓여있는 상태”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는 26일 천지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간 안전 문제를 소홀히 하고 화재가 나도, 사고가 나도 임시방편의 대책을 내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 없이 ‘땜질’식으로 넘긴 결과 이렇게 곳곳에서 참사가 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35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37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소방당국이 나서서 1시간 40여분 만에 큰 불길을 막아 화염으로 인한 사상은 막았으나 연기, 가스 등으로 인한 피해는 막지 못했다.

29명의 목숨이 희생된 지난달 21일의 제천 화재참사 이후 한 달여 만에 또 다시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대한민국 전체가 아주 심각한 안전 비상상태”라며 “문재인 정부는 안전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전면 점검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화재·교량·건설 등등 전 분야에서 ‘안전 적폐’가 쌓여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평상 시 방식으로 대처한다고 하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사회시민연대에서는 정부에 특단의 조치를 내야한다고 목소리를 냈으나 안전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나 안전 정책 변화의 바람은 전혀 일어나질 못하고 있다”면서 “이전 정권에서 보인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지금처럼만 간다면 앞으로 또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제천 화재 참사도 그 이전에 발생했던 의정부 참사의 ‘판박이’였다고 지적하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곳곳에서 화재가 일어날 수는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제까지 정부는 안전 문제에 대해 전면적으로 맞닥뜨리질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외벽을 모두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화 한다든지 스프링클러가 없는 건물은 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든지 등의 조치가 부족하다”며 “(정부는) 혁신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새로운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 대표는 국가 안전시스템의 부재로 ‘민간 안전 점검’을 꼽았다. 그는 “국가가 안전을 민간에 맡긴 안전 점검의 민영화는 결국 국가 안전시스템의 부재를 말한다”며 “이러한 가운데 민간에서 운영되는 안전 점검은 다단계 하청구조로 내맡겨지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26일 오전 7시 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33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세종병원 1층 내부를 점검하는 소방관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6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26일 오전 7시 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37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세종병원 1층 내부를 점검하는 소방관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6

◆“법률·시스템 통한 안전 보장 필요”

시민의 책임의식을 지적하는 ‘안전 불감증’ 문제에 대해서도 최 대표는 먼저는 정부에 책임이 있다면서 법률과 시스템을 통한 안전 보장이 이뤄지면 시민의식은 자연스럽게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한 사회는 법률과 시스템이 안전을 보장하는 것으로부터 출발돼야 한다”면서 “법률인 안전을 보장할 때 안전에 대한 시민의식도 강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안전 문제를 개인에게 몰아붙여선 안 된다. 관련 당국이나 국회나 모두가 나서서 제도와 법률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 동안 정부와 정치권은 이를 묵인하고 안전체계가 잡힐 수 없도록 일조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안전 관련 제도에 대해서도 그는 “국회가 제대로 된 법은 안 만들고 갖가지 예외사항을 두면서 안전을 등한시하고 있다”며 “국회, 사법부, 행정부를 포함하고 심지어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안전을 강조하는데 말로써 강조하는 데만 머물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26일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41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환자 가족들이 벽보를 통해 이송된 환자들의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벽보에는 사망자들의 명단도 함께 게재된 상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6
26일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37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환자 가족들이 벽보를 통해 이송된 환자들의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벽보에는 사망자들의 명단도 함께 게재된 상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6

◆“국가적 점검·교육·훈련 중요”

최 대표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국민안전부(가칭)를 별도의 정부기관으로 두고 민방위훈련도 국민안전훈련과 동시에 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시민 스스로 안전을 지켜나가기까지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최 대표가 방문했던 한 아파트의 경우 물건을 놔두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완강기의 철심을 제거한 곳이 있었다. 아파트 관리자는 완강기 사용 방법을 오해하고 있었고 심지어 완강기에 사용될 밧줄은 별도의 장소에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

최 대표는 “평소 완강기에 대한 홍보와 사용방법에 대한 훈련이 전혀 없다보니 완강기의 줄을 잡고 내려가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었다”면서 “철심도 빠져있어 해당 완강기를 사용해 건물을 내려가고자 한다면 곧바로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사전 점검과 교육, 훈련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완강기가 어떤 시점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르는 것”이라며 “이런 것을 ‘안전불감증’이라고 몰아세우면서 시민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대통령 직속 ‘민·관 합동 신고센터’ 운영 제안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대표는 정부의 노력에 더해 시민·전문가가 함께 안전을 지키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면서 ‘민·관 합동 신고센터’를 제안했다.

고 대표는 “지난해 인천 낚싯배 사고로 15명, 제천 화재 참사로 29명, 이날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로 37명까지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적폐청산 할 것이 다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안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추협은 대통령 직속의 민·관 합동 신고센터를 제안한다”며 “시민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신고하면 정부는 독하게 점검하며 안전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장경험이 풍부한 민간전문가가 투입돼 각종 안전 문제를 잡아나가야 한다”며 “민·관 합동 신고센터는 우리 사회가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 경남=송해인 기자] 26일 오전 7시 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33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세종병원 응급실을 점검하는 소방관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6
[천지일보 경남=송해인 기자] 26일 오전 7시 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37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세종병원 응급실을 점검하는 소방관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