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행복도시 건설 어디까지 왔나 ⑩ ‘사랑의 일기연수원’ 강제철거 투쟁 3년
  • 서중권 기자 승인 2019.11.19 12:07
   
고진광 대표, 괴한 피습에 가족까지 위협당해
전기 등 끊긴 컨테이너서… 3주째 입원
딸 “가족도 위험, 연수원서 손 떼라” 불구
수십여 통 ‘응원 메시지’에 희망 이어가


 
“그렇지만 외롭지 않습니다. 하루 많게는 수십여 통의 편지 등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져, 행복합니다.”  괴한이 습격을 받고 입원치료중인 인추협 고진광 이사장 서중권 기자
“그렇지만 외롭지 않습니다. 하루 많게는 수십여 통의 편지 등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져, 행복합니다.” 괴한이 습격을 받고 입원치료중인 인추협 고진광 이사장 서중권 기자
          
                 

“집 앞에 나서고, 누군가 따라올 때 무서워 죽겠어. 이젠 가족까지 위협당해.”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이하 인추협) 고진광 이사장 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 그의 딸이 최근 아버지에게 보낸 절절한 호소다.

‘무서워 죽겠어’라는 표현에 가슴이 먹먹해 진다.

딸아이의 편지 끝 문장에는 ‘제발 가족도 위험하니 연수원에서 손을 떼라’는 간절한 호소가 애절하다.

고 이사장이 모처의 병원에 입원한 것은 지난달 31일.

 

세종시 조상호 정무 부시장(오른 쪽)이 고진광 이사장의 병실을 방문해 격려하고 집단폭행 사건의 전말을 듣고 '사랑의 일기' 연수원 문제 등을 협의했다
세종시 조상호 정무 부시장(오른 쪽)이 고진광 이사장의 병실을 방문해 격려하고 집단폭행 사건의 전말을 듣고 '사랑의 일기' 연수원 문제 등을 협의했다

◆ 괴한 3명에 한밤 중 피습

그날 밤 ‘사랑의 일기연수원’ 옛 터 숙소인 컨테이너 부근에 나타난 건장한 괴한 3명. 다짜고짜 휘두른 폭력에 병원으로 후송 입원한 것.

지난 18일 오후 그가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 목보호대를 찬 그가 환자복을 헤치고 왼쪽 가슴을 가리켰다. 피멍자국, 몸 곳곳의 타박상 등, 폭행 당일의 끔찍한 잔재가 남아있었다.

그는 3주째 입원치료 중이다. 하지만 그의 입가에는 엷은 미소, 희망을 손짓하는 한줄기 새 에너지가 있었다.

“그렇지만 외롭지 않습니다. 하루 많게는 수십여 통의 편지 등 ‘응원 메시지’가 이어져, 행복합니다.” 그의 뜻밖의 반전 분위기에 병실분위기가 밝아졌다.

자신들의 일기장이 매몰된 ‘여린 숨결’부터 학부모, 각계각층 독지가들의 응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입원실 방안은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가 차있다.

세계유일 ‘일기박물관’ 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강제철거 이후 투쟁해온 인추협 고진광 이사장 3년의 험한 가시밭길 여정, 피 눈물의 고통이었으리라.

그의 유일 생활공간 컨테이너. 전기와 수도 등이 끊긴 문명의 혜택과는 별개의 도시인으로 살아왔다. 문명의 혜택을 거부한 것이 아닌, 혜택 받지 못하게 공권력을 동원했던 것.

비바람 맞으며 서러운 눈물의 3년, 하지만 120만 점의 ‘여린 숨결’을 품은 ‘들풀’을 잠재울 순 없었다.


‘짓밟힌 어린이들의 꿈’에 분노하고 나선 미래당 김중로 의원. 국회차원의 진상조사 운동까지 확산되면서 벌어진 괴한들의 폭력사태가 예사롭지 않다.

 

고 이사장의 병실에는  일기장이 매몰된 ‘여린 숨결’부터 학부모, 각계각층 독지가들의 응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입원실 방안은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가 차있다. 서중권 기자
고 이사장의 병실에는 일기장이 매몰된 ‘여린 숨결’부터 학부모, 각계각층 독지가들의 응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입원실 방안은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가 차있다. 서중권 기자

◆ 고대표 “응원의 메시지 이어져 행복”

여느 판잣집 철거도 아닌, 세계유일 기록문화 유산이 보관된 연수원을 강제 철거한 LH의 무자비한 공권력. 이를 되살리려는 ‘의지’를 폭력과 회유로 짓밟는 잔인성.

지난 2017년 LH는 신도시 상가용지 매각 등 땅장사로 1조 651억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세종시 신도시(행복도시)의 텅텅 빈 공실상가는 경매가 속출하는 등 ‘유령의 도시’로 전락됐다.

‘재정 곳간’이 풍족했던 세종시는 ‘기록문화’의 산실이 갈기갈기 찢겨나가고 매몰돼 사라지는데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행정력. 이춘희 시장의 치적 홍보는 손닿지 않는 곳이 없을 때다.

잔인한 도시 세종, 영혼 없는 기형(奇形)적 신도시 건설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