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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독립유공자 발굴의 또 다른 의미

입력 2019.02.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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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탑골공원에서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개최한 북미회담 성공 기원을 위한 3.1 만세 운동 재현 행사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대원여고 학생들이 만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3ㆍ1운동과 임시정부 100년을 맞아 대대적인 독립유공자 발굴과 이들에 대한 적절한 서훈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복 때까지 독립운동에 헌신한 개인이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유공자로 평가(서훈)받은 이는 0.5%에 불과한 1만5,000여 명뿐이다. 제대로 된 공훈 평가가 시급하다는 요청에 정부도 동의하고 있어 3ㆍ1운동 100년이 된 올해 동안 적지 않은 무명 독립운동가가 업적을 인정받아 마침내 어둠을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독립유공자 서훈 확대를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고개는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에 대한 재평가이다. 정부는 지난해 서훈 기준 완화를 통해 사회주의자라도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지 않은 독립운동가라면 유공자 지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운동 계열을 양분한 사회주의 운동가들, 특히 월북하거나 북한에 체류한 이들이 김일성 정권 출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낱낱이 밝혀내 서훈 대상인지 여부를 가늠한다는 것은 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최근 서훈 대상 배제를 놓고 논쟁이 치열했던 김원봉은 그나마 북한 노동상을 지낸 이력이 확인된 경우지만, 월북 이후 기록이 부실하거나 김일성 정권 참여 여부를 짐작할 자료가 없음에도 서훈 대상이 못 되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영화 ‘암살’의 주인공 안옥윤의 모델로 추정된 이화림 지사는 김구 선생의 비서로, 애국단원으로 활약하면서 이봉창, 윤봉길 의사의 거사를 현장에서 도왔던 독립운동가이다. 평양에서 나고 자란 그는 사회주의자로서 독립운동을 했고, 연장선상에서 중국인민지원군 의무병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다. 이화림 지사가 쌓은 공의 가치만 따지면 어떤 독립운동가에도 뒤지지 않지만 그는 이러한 사회주의자 전력으로 인해 서훈심사에서 번번이 미끄러졌다. 정부가 삼일절 포상자 심사 대상에 이화림 지사를 다시 올렸다고 하니 김원봉에 이어 재차 사회주의자 서훈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적극적인 유공자 발굴의 또 다른 난제는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실하게 이뤄졌던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독립운동 서훈자 1만5,180명 가운데 여성은 357명뿐이다. 이처럼 여성 독립 유공자의 비율이 지극히 낮은 가장 큰 이유는 20세기 초 여성의 역할을 제대로 측량하지 않아서다. 당시 가장이 독립운동에 투신하면 가계는 온전히 가정의 부녀자에게 떠맡겨졌고, 이들 독립운동가의 아내에겐 전선으로 보급품과 자금을 보내는 역할까지 주어지곤 했다. 압록강을 수 차례 건너며 독립운동자금을 전달하고 밀사의 궂은 일도 해냈던 정정화 여사처럼 숨은 공로를 평가 받지 못한 여성은 셀 수 없이 많다. 의거의 현장에 유모차로 폭탄을 실어 옮긴 한도원 지사의 아내, 광복군으로 참여한 이윤철 지사의 아내 민영애 여사 등이 그들이다. 반갑게도 얼마 전 서대문구가 발간한 ‘서대문형무소 3ㆍ1운동 수감자 자료집’은 독립운동으로 서대문형무소에 투옥한 1,014명의 수형 기록카드를 처음으로 분석해 무명 영웅들의 삶을 조명했다. 사상과 성별이 제한 받지 않고 독립운동의 공을 평가 받을 수 있는 세상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신호이다.

보다 많은 일제강점기 무명 독립운동가들에게 올바른 이름표를 찾아주고, 공에 걸맞은 서훈작업을 서둘러야 할 이유 가운데 하나를 우리는 얼마 전 확인했다. 공신력을 지닌 모든 자료와 판단이 피해자라 칭하는 1980년 광주 시민들을 가해자 혹은 부정한 세력이라 억지 부리며 역사를 왜곡하는 이들이 버젓이 공당에서 세를 키우는 불의의 세상. 3ㆍ1 운동 이후 독립운동에 투신해 피 흘린 이들 하나하나 빠짐없이 양지로 올려 세우지 못한다면, 가까운 미래 누군가 독립운동사마저 비틀고 흠집 낼지 모를 일 아닌가.

양홍주 기획취재부장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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