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하는 학생은 비뚤어지지 않아요

1

 

2학교폭력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교육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40만명 넘는 학생이 학교폭력을 당했다. 처벌받은 가해자만 6만5천여 명에 이른다. 비영리사단법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이하 인추협)는 학생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사랑의 일기’ 캠프를 열었다.

인추협은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1989년 창립돼 1999년 행정자치부(현 안전행정부)에 등록된 단체다. ‘반성하는 학생은 비뚤어지지 않는다’는 신념 아래 일기 쓰기 운동을 벌여왔다. 2003년에는 사랑의 일기 연수원과 세계 최초의 일기 박물관을 세웠다. 지난해부터 학교 폭력과 집단따돌림(왕따) 방지를 위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랑의 일기 캠프 역시 이 일련의 운동 중 하나다.

이 캠프는 자신감과 리더십을 키우고 남을 이해하는 마음과 배려심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다. 매주 주말 1박 2일 동안 전국 초·중·고등학생 3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5월 24~25일 세종시 금남면 사랑의일기연수원에서 1기 캠프가 열렸다. 대전 글꽃초등학교 6학년 3반 학생 35명이 5~6명씩 팀을 이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부모와 자녀의 갈등 해결 역할극, 농작물 가꾸기, 협동심 증진 게임, 지역 어른을 위한 봉사활동 등이다. 팀은 평소 친밀도와 관계없이 무작위로 나눴다.

활동을 마친 학생들은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잊고 하루를 보냈다” “부모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었다” “자연 속 체험활동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등 긍정적 후기를 쏟아냈다. 한 학생은 2박 3일로 입소하고 싶다는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참여한 부모들 역시 부모와 자녀 간 역할극을 마치고 “시험 점수가 낮아도 야단치기보다 격려하겠다” “친구와 비교하지 않겠다” “배우자와 싸우고 자녀에게 화풀이하지 않겠다” 등 진심 어린 다짐을 했다. 자녀들은 “무조건 떼쓰거나 말대답하지 않겠다” “부모님이 힘들 때 집안일을 돕고 안마를 해드리겠다”고 화답했다. 교육에 대한 종합적인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81점이었다.

캠프에 참가한 이혜인(12)양은 “손가락을 다쳤을 때 같은 조친구가 잘 챙겨줬다”며 “같은 반이어도 대화를 거의 안 했는데 새벽까지 수다를 떨며 무척 친해졌다”고 말했다. 이양은 “주변을 조금만 생각하면 학교 폭력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캠프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캠프에서 나를 존중하는 마음도 길렀다. 교육 전 자존감 테스트에서 5점 만점(자존감이 가장 높음)에 3.27점이었던 평균 점수가 교육 후 3.52점으로 상승하는 성과를 보였다.

5월 31일~6월 1일에 열린 2기 캠프에서는 인추협이 만든 특수일기장을 활용했다. ‘사랑의 일기장-왕따 없는 학교 만들기’는 69쪽으로 4주치다. 각 주마다 일주일 계획을 세우고 평가할 수 있게 했다. 사이사이에 ‘일기장 이름 짓기’ ‘내 모습·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소개’ ‘꿈은 이뤄진다’ ‘복수는 이렇게 멋있게 하는 거예요’ 같은 섹션을 넣었다. 나를 돌아보고 친구·부모님·이웃을 생각해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학생들 캠프활동 마친 후 자존감 부쩍 높아져

‘복수는 이렇게 멋있게 하는 거예요’ 섹션에서는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무관심 학생으로 역할을 나눠 모의 상황을 주고 각자 처지에서 생각해본 후 일기를 쓰도록 돼 있다.

3인추협 조용준 사업기획국장은 “누군가를 험담했는데 그 사실을 모르는 친구가 와서 따뜻한 말을 건네면 그때는 너무 미안해질 것이다. 복수는 이렇게 멋있게, 사랑으로 하는 거라고 알려주는 시간”이라며 “일기를 쓰면 나를 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2기 캠프에는 미국에서 홍길동전을 영문판으로 출간한 작가 앤 시블리 오브라이언과 오장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참석해 각각 글로벌 리더십, 나의 초등학교 시절과 일기 쓰기 등에 대해 강연했다.

참가자들은 퇴소 후에도 온라인 사랑의 일기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온라인 사이트는 일기공유방·고민상담방·수다방·동호회방 등으로 구성된다.

조 국장은 “사랑의 일기 캠프에서 자신감과 협동심을 기르고 친구와 부모를 이해함으로써 진정한 꿈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며 “캠프 활동이 실제 학교 폭력 감소로 이어질 거라 기대한다”고말했다. 사랑의 일기 캠프는 올 12월까지 사랑의 일기 연수원에서 매주 열린다.

인추협은 사랑의 일기 캠프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으로 학생들의 인성 함양을 위해 꾸준히 애쓰고 있다. 6월 10~20일에는 보훈의 달을 맞아 ‘정전 60주년 기념-6·25 참전 유공자 2천분께 감사 편지 쓰기’ 행사를 한다. 나라의 소중함을 알고 노년층에 대한 고마움을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 목적이다. 7월에는 서울 화계중학교 학생 750명이 조를 나눠 110여 명 참전 유공자의 자택을 방문할 계획이다. 대학생과 어머니 자원봉사자가 팀별 멘토로 참여해 함께 봉사한다.

글·최은경(포브스코리아 기자)

문의 : www.huremo.org ☎ 02-744-9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