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오면 항상 달동네라는 게 어떻게 생긴 건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연탄봉사 할 기회가 생겨서 신청했고, 진짜 달동네가 어떤 곳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설명을 들을 때 성북구 북정마을이 달동네와 부자동네가

마주보고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그렇구나, 했는데

그 마을 꼭대기에 있는 곳에 연탄배달을 가면서 한 눈에 그 동네가 내려다보이자

그제야 실감이 났습니다.

처음에 눈에 들어온 것은 탁 트인 곳에 잘 지어진 튼튼하고 그럴 듯한 집들이었습니다. 멀리서 봐도 잘 사는 집들이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풍채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앞쪽으로 시선을 주는 순간, 아 왜 이 곳이 아이러니하다는 느낌을 주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옹기종기 모인 허름하고 녹슨 흔적이 보이고 빈말이래도 잘 산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은 집들이 보였습니다.

마치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보는 것처럼 그랬습니다. 이상은 저렇게 풍채 좋은 곳에 서있는 것이지만 현실은 좁은 방바닥을 누비는 것처럼 그렇게 마음 아픈 광경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어쩐지 짜릿하기도 했습니다. 이 마을의 꼭대기를 차지한 것이 그들이 아니라 이렇게 연탄배달을 가야하는 집이라는 것이 왠지 통쾌했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나눌 줄 아는 곳이 윗 쪽에 자리한다는 것이 뿌듯했고, 무거웠던 팔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연탄봉사가 어떤 것이고, 달동네도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했던 것이 저에게 이런 통쾌함과 뿌듯함을 선사해주어서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