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골목길을 올라갈 때에 눈에 보인 그곳의 집들은 앙상했다. 지붕에 눈이 덮여 있어서 그런지 더 추워보였다. 골목을 올라가는 담벼락에는 여러 가지 항의 벽보들이 빗발쳤다. 그 벽보들에는 거친 욕설들도 난무했다. 내가 어렸을 적엔 우리 집도 그런 동네에서 살았다는 말을 듣고 봉사에 참여한 것이지만 내 기억 속에는 그런 풍경은 남아있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동네였다. 친구와 같이 걸어 올라가면서 중, 고등학교 때 배웠던 난쏘공이나 원미동 사람들이 생각난다고 얘기도 했었다.

집결지에 도착해서 설명을 듣고 사진을 찍고 하나씩 연탄을 나르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연탄은 훨씬 무거웠다. 두 개씩 들고 가던 남자들도 있었는데 연탄 하나 나르면서 염치없이 굉장히 낑낑대면서 오르락내리락 했었다. 그렇게 낑낑대며 연탄을 집집마다 나눠주러 가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한 사람이 지나가기에도 좁은 골목을 따라서 올라가야 나오는 집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고, 지금 내 현실에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연탄을 필요로 하는 집에 사는 마을 주민들이 하루빨리 그 마을 문제가 해결되어 발 뻗고 편안히 생활했으면 했다. 바로 옆에는 재벌들이 사는 저택이 있는데, 같은 성북구라도 햇볕이 안든다는 이유로 이렇게 양극화가 심할 수 있나 싶었다.

평소 봉사를 몸소 실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휴학을 결정하고 나서 요즘 들어 동네에서든 이렇게 큰 단체에서 모집하는 봉사이든 참여하고 있는데, 봉사는 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내가 봉사하러 가서 마주친 모든 사람들에게 더 이상의 불행은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릴레이로 서서 연탄을 전달해주었던 마음 따뜻해진 봉사 활동이었다.